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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한 민간 주도 성장 제언
  • 임강유 기자
  • 등록 2025-09-23 13: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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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강유 아트그라운드 발행인

공적 예산의 투입이 늘고 있는 작금의 지역 문화 공연의 현실은 르네상스 시대 메디치 가문이 민간 차원에서 예술을 후원하며 문화 황금기를 이끌었던 환경과는 사뭇 대비된다.

 

금융으로 막대한 부를 쌓은 메디치 가문은 르네상스의 아버지라 불리는 도나텔로브루넬레스키는 물론레오나르도 다빈치미켈란젤로와 같은 거장들을 후원하며 르네상스를 꽃피웠다.

 

당시 피렌체가 메디치 가문’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으니더 이상의 설명도 무색하다당대 예술은 민간의 충분한 수요와 후원을 바탕으로 자급자족이 가능했던 반면현재의 지역 문화예술은 공적 예산 없이는 운영이 어려운 상황에까지 직면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공적 예산 투입의 불가피성은 이해하지만지속가능하고 진정한 문화예술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민간의 참여와 자발적인 동력 회복이 필수적이다이에 관한 몇 가지 제언을 해 본다.

 

먼저 민간 후원 문화 재정립 및 유인책 강화가 시급하다. ‘메디치 가문처럼 기업이나 개인이 예술을 후원하는 것이 사회적 명예와 이득이 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이를 통해 예술 기부에 대한 세제 혜택을 확대하고후원자들에게 공연 티켓 할인예술인과의 만남작품 제작 과정 참여와 같은 실질적이고 독점적인 혜택을 제공해 후원의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의 일환으로 지역 문화예술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하도록 장려하고정부나 지자체는 매칭 펀드 방식을 도입해 민간 후원의 효과를 배가시키는 방안을 정책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나아가 문화예술의 시장성을 높이는 전략 개발이 필요하다예술 콘텐츠 자체가 민간 시장에서 충분한 가치를 인정받고 소비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단순히 작품 전시나 공연에 그치지 않고예술과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아트체험형 예술 콘텐츠그리고 예술 상품 개발 등을 통해 수익 모델을 다각화해야 한다.

 

가령 한정판 예술품을 NFT로 발행하거나 작가와의 워크숍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다채로운 시도를 통해 관람객의 참여를 유도하고 직접적인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예술이 더 이상 보는 것만이 아니라 경험하는 것으로 확장돼야 한다.

 

위의 제언을 뒷받침할 만한 일상생활 속 예술 향유 기회 확대 및 접근성 개선이 절실하다예술이 소수의 전유물이 아니라 대중의 일상과 가까워질 때 자발적인 소비와 후원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지역의 공원상업시설공공기관 등에 예술 작품을 전시하거나 소규모 공연을 정기적으로 개최해 자연스럽게 예술을 접할 기회를 늘려야 한다또한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지역 예술인들의 작품을 홍보하고 판매하며접근성이 좋은 모바일 앱을 통해 지역 문화예술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 환경 구축도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지역사회와의 연계 및 협력 강화다지역 문화예술은 고립될 것이 아니라 지역 경제와 관광 활성화의 동력으로 활용돼야 한다지역 특색을 살린 예술 축제를 개발하고지역 내 소상공인과의 협업을 통해 예술 관련 상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

 

예를 들어지역 카페나 식당에서 예술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거나관광 코스에 지역 예술인들의 공연이나 작업실 투어를 포함하는 방안도 있을 것이다이러한 노력은 지역 주민들에게 문화적 자부심을 심어주고외부 방문객 유입에도 기여해 민간 차원의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궁극적으로 지역 문화예술이 공적 예산의 지원을 넘어 민간의 자생력을 갖추려면예술 그 자체의 가치를 높이고 대중과의 접점을 늘리며후원자들이 보람과 혜택을 느낄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이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겠지만지속적인 관심과 제도적 뒷받침그리고 문화 주체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더해질 때 다시금 민간의 힘으로 꽃피울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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